해외 주식을 거래하시는 분이라면 증권사 MTS, HTS나 트레이딩뷰 같은 프로그램에서 주식 뒤에 "DR"이 붙은 경우를 가끔 보셨을 겁니다. 이 DR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 글에서는 DR주식이 무엇인지, 또 투자 시의 유의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DR(Depositary Receipts) 주식은 해외 기업이 자국 외의 거래소에서 주식을 상장하고자 할 때 발행하는 증서로, 한국에서는 주식예탁증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DR 주식은 투자자가 직접 외국 거래소에서 주식을 구매하지 않고도 해외 기업의 주식을 국내 거래소를 통해 쉽게 매매할 수 있게 해주는 금융 상품입니다.
대표적인 DR 주식으로는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s)과 GDR(Global Depositary Receipts)이 있습니다. ADR은 주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외 기업의 주식 증서이고, GDR은 여러 국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글로벌 DR입니다. 이러한 DR 주식을 통해 투자자는 국경을 넘은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DR 주식의 예시
DR주식의 특징을 알아보기 전, 몇 가지 실제 사례를 보면서 공통적인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Companhia de Saneamento Básico do Estado de São Paulo (SBS)는 브라질의 주요 상수도 기업으로, 뉴욕 증권 거래소(NYSE)에서 ADR 형태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중 하나인 KB 금융지주도 GDR 형태로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KB 금융지주 주식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근 몇년간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으며 한국에서 ETF도 만들어진 분야인 중국의 전기차 산업에서도 DR주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Xpeng Inc. (XPEV)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로, 미국 증권 시장에서 ADR을 통해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DouYu International Holdings Ltd. (DOYU)가 있습니다. DOYU는 중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미국 시장에서 ADR 형태로 상장되어 있습니다.
네 차트 모두 눈에 띄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갭상승과 갭하락이 매우 자주 발생한다는 겁니다. DR 주식은 해외 기업의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본국 주식 시장의 거래 시간과 우리가 거래하는 시장의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KB금융을 미국 시장에서 DR 형태로 투자한다면, 한국의 본장 시간 동안 발생한 주가 변동이 미국 장이 시작될 때에 즉시 반영되기에 갭이 자주 발생하는 겁니다.
DR 주식의 단점
DR 주식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좋은 수단이지만, 몇 가지 단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엄격한 손절매와 익절에 기반한 단기 트레이딩 기법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1. 잦은 갭 발생
DR 주식의 큰 단점 중 하나는 잦은 갭 발생입니다. DR 주식은 해외 기업의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본국 주식 시장의 거래 시간과 우리가 거래하는 시장의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주가가 급격하게 변동한 경우 그 변화가 국내 시장에 반영될 때 큰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 상장된 ADR의 경우, 본국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뉴스가 국내 거래 시간에 바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큰 갭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갭은 투자자에게 큰 리스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DR 주식을 매수할 때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갭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DR로만" 상장되어있는 주식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KB금융지주, SBS같은 주식은 본국 거래소에도 상장되어 있고, DR로도 상장되어 있기에 본국 거래소에서의 변동이 갭으로 반영됩니다. 반면 DR로만 상장되어 있고 본국 거래소에는 상장되어있지 않은 주식의 경우 비교적 갭이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예시로 영국 기업이고, ADR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지만 다른 DR 주식에 반해 갭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주식인 VRNA가 있습니다. 이 기업은 본국인 영국에서는 상장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영국에서의 변동이 장 시작 때에 반영될 위험이 적습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는 단기 트레이딩에서도 다른 DR주식에 비해 급변동 리스크가 덜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정보 부족
또 다른 중요한 주의사항은 정보 부족입니다. DR 주식은 해외 기업의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을 투자할 때 업종 차트를 살펴본다면 이 점이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야후증권이나 트레이딩뷰, 또는 IBD(Investor's Business Daily)와 같은 정보 제공 기업에서 DR주식의 세부적인 업종 현황까지는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문제점에 대해서는 사진과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위 사진은 IBD에서 제공하는 주식별 레이팅 시스템의 일부 사진입니다. DOYU는 중국 내수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Group RS Rating(해당 업종의 지수대비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지표)에서 미국의 META와 같은 업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알지 못하고 투자한다면 투자 원칙에서 벗어나는 투자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
DR 주식은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투자자의 철저한 준비가 요구됩니다. 갭 발생의 리스크와 정보 접근의 한계는 투자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해당 기업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의 잠재적 수익성을 반드시 평가해야 합니다.
DR 주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정확한 정보 수집이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